1. 자연 안에서 무한히 성장하는 존재가 없는데도, 금융시장과 기업 전문가들은 기업의 규모와 이익 면에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 ‘정상’이고, ‘필요하다’고 믿는다.
2. (특히) 서구 문화에서는 ‘결과(=목표)’와 ‘수단’은 분리되어 있고, 목표와 결과는 영원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목적’은 수단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3. 이런 사고방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의 모든 범위에서 급격하게 증가되었다. (그렇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잘 설정하고, 이에 적합한 수단을 잘 고르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신봉하고 있다)
4. 하지만 (뛰어난 사람들이 아무리 목표를 잘 정해도) 1900년 이후 존재했던 수백만 개의 기업 중에서 오직 손에 꼽을 만큼만이 20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했으며, 대부분 기업은 5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사라졌다.
5.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성장이 필요하다는 믿음은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W. 에드워즈 데밍 등 겨우 몇 사람만이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이런 믿음에 도전할 용기를 냈다.
6. 데밍 박사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자연에서는 변화가 정상’이라는 것이다. 만물에는 때가 있고, 사이클의 어떤 경향도 무한히 지속될 수는 없다. 한계는 필수적이며, 자연 안에서의 모든 변화는 항상 명확한 경계 안에서 발생한다.
7. 다시 말해, 자연의 작용은 순환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자연의 원칙을 잊어버렸거나 무관심한 대부분의 현대 경영자들은 (목표를 잘 정하고 계획을 잘 세우면) 자신의 기업이 무한히 성장하고 끊임없이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8. 그렇게 그들은 냉혹하게 전 직원들에게 더 많은 노력을 강요한다. 가차 없이 직원들을 밀어붙임으로써 성장을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시스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평균 성과도 줄어들게 만든다.
9. 이런 사고방식은 동일한 시간에 사물에 2배의 힘을 가하면 속도 역시 2배가 될 것이라는 기계론전 사고관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생명 시스템에는 더 많은 힘을 가하면, 반드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
10. 실제로 부드럽게 이야기할 때와 날카롭게 비난할 때 사람들이 얼마나 다르게 반응하는지를 모두 경험했을 것이다. (목소리를 2배 키운다고 해서 설득력이 2배 증가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11. 이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생명 시스템이 아닌 기계를 구성하는 톱니바퀴 정도로 여긴다. 그래서 결과가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상한) 결론을 내린다.
12. 하지만 생명 시스템에서 좋은 결과는 ‘오직 관계를 발전시킴으로써만’ 달성된다. 그래서 이를 이해하는 경영자는 조직을 목표-수단으로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패턴’과 ‘관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
13. 그렇게 이들은 조직 안의 사람들이 서로서로와 그리고 고객과 지역공동체와 생태계와 관계를 맺도록 만들어준다.
14. 이들의 관심사는 (구성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에 원칙을 불어넣어 (관계의 패턴을 만들어내는) 실행과 규율을 발전시키는 일이다. 특히 자연 생명 시스템에서 발견되는 원칙을 닮고, 만족할 만한 결과가 따라오는 원칙 말이다.
15. 이렇게 굴러가는 조직은 (목표를 정했을 때는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측정할 수 없는 (초과) 이익’을 달성한다.
- H. 토머스 존슨 외, <측정할 수 없는 이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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