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스타가 동료와 업계에 미치는 역설적인 효과들

Jae Kim 2023. 4. 10. 22:59

1. (사람들은 슈퍼스타와 경쟁하면, 슈퍼스타를 이기기 위해 실력을 더 갈고닦고 자기 관리 또한 더 철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슈퍼스타와 경쟁하면 정반대의 효과가 발생한다. 슈퍼스타와 경쟁하면, (대체로) 성과는 오히려 떨어진다.

2. 이를 입증한 주인공은 바로, 경제학자 ‘제니퍼 브라운’이다. 그녀는 슈퍼스타가 평범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는데, 그녀는 10년 치가 넘는 PGA 토너먼트 자료를 토대로 타이거 우즈와 경쟁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추적했다.

3. 우즈와 대결해 이기리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은, 순위가 낮은 선수들은 우즈가 경기에 참가해도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비제이 싱 등) 우즈의 경쟁 상대로 꼽히는 선수들은 우즈가 대회에 출전하면 매우 주눅이 드는 듯 했다.

4. 한 예로, 2007년 비제이 싱은 우즈와 같은 경기에 출전했을 때는 15타를 더 쳤다. 그러나 우즈가 무릎 치료를 하느라 불참한 해에는 10타를 덜 쳤다. 데이터를 어떤 식으로 해석해도 일관성 있는 결론이 나왔다.

5. 그리고 이는 골프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건전한 경쟁은 (명백하게) 바람직하며 우리의 기량을 향상시킨다. 그러나 슈퍼스타와의 경쟁은 전혀 다른 문제다. (당신도) 자신의 우상이나 멘토 앞에서 주눅이 들어 구멍 난 타이어에 바람 빠지듯 쪼그라든 적이 많지 않은가?

6. 반면, 슈퍼스타와 협력을 하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에서 스티븐 와인버그 같은 과학계 슈퍼스타를 채용할 경우, 그가 속한 학과 전체의 생산성은 무려 54%나 향상됐다.

7. (이러한 놀라운 생산성 향상에) 슈퍼스타 개인의 기여분은 학과 전체의 평균 생산성 증가분의 1/4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 증가분은 다른 이들이 달성했다. 즉, (생산성 향상은) 슈퍼스타가 존재하는 데 따른 간접적인 결과다.

8.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슈퍼스타는 판을 바꾸는 사람이다. 슈퍼스타들은 새로운 고용을 유발하고, 함께 있는 사람들은 슈퍼스타의 탁월함이 자신에게도 묻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슈퍼스타와 함께 일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의 생산성은 덩달아 올라간다)

9. 하지만 더 놀라운 결과가 있다. MIT 교수 피에르 아줄레는 슈퍼스타가 자리를 비워도 여전히 (그 조직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섬뜩하지만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 질문은 바로, “슈퍼스타 과학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해당 분야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였다.

10. 피에르 아줄레의 연구 결과는 심오했다. 슈퍼스타가 사망하면, 동료 학자들의 생산성은 5~8% 하락했다. 그리고 이는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평정심이 깨지면서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상이었다.

11. 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모순되는 결과였다. 사람들은 정원의 키 큰 나무가 햇빛을 가리듯이, 슈퍼스타가 나타나면 자신의 세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워 동료들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슈퍼스타가 사라지면 경쟁의 여건이 더 공평해져서 그동안 저평가 받던 선수들이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12.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 동료들은 슈퍼스타가 떠나면 오히려 그 빈자리 때문에 생산성이 감퇴한다.

13.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마이클 조던이 사라지면, 그동안 저평가 받던 선수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승승장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카고 불스라는 팀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셈)

14. 피에르 아줄레의 연구 결과는, 과학에서 슈퍼스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슈퍼스타가 단순히 개인의 퍼포먼스만을 끌어올린다고 생각하지만) 슈퍼스타와 함께 활동하는 공동 연구자들은 존경받는 슈퍼스타의 혜안에 의존해 자신의 연구를 더 힘껏 추진하며 경력을 쌓는다.

15. 그리고 이건 슈퍼스타가 왜 그렇게 큰 보상을 받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포뮬러 : 성공의 공식> 중